삼성E&A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LNG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6’에서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 액화플랜트 건설용 ‘LNG 모듈 패키지’를 처음 공개하며 LNG 플랜트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 패키지는 하니웰(Honeywell)의 단일 혼합냉매 액화기술 ‘AP-SMR’에 삼성E&A가 다른 플랜트 사업에서 축적한 모듈 설계·시공 역량을 결합한 것으로, 중소형 LNG 액화플랜트 프로젝트에 최적화됐다. 삼성E&A는 이 공법을 통해 초기 개발 단계부터 설계·조달·시공(EPC, 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까지 전체 사업 기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E&A가 개발한 ‘LNG 모듈 패키지’는 LNG 액화플랜트를 구성하는 주요 공정 설비를 제작소에서 모듈 단위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는 조립·연결 작업 위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냉동·액화 공정의 핵심 기술로는 하니웰의 자회사인 하니웰테크놀로지스가 보유한 단일 혼합냉매(SMR, Single Mixed Refrigerant) 방식의 액화기술 ‘AP-SMR’을 채택했다. AP-SMR은 하나의 혼합냉매 냉동사이클로 천연가스를 냉각·액화하는 공정으로, 복수의 냉매 사이클을 조합해 처리량을 극대화하는 대형 LNG 플랜트용 액화기술에 비해 설비 구성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중소형 프로젝트에 적합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삼성E&A는 여기에 정유·석유화학 등 다른 플랜트 사업에서 쌓아온 모듈 설계·시공 역량을 결합해, 배관·구조물·계장 등 주요 공정 설비를 통제된 제작소 환경에서 병행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기존 스틱빌트(stick-built, 현장에서 자재와 기자재를 하나하나 조립·시공하는 전통적 공법) 방식은 배관 설치, 용접, 계장 작업 등을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해 기후 조건과 인력 수급 등 현장 여건에 공정률이 크게 좌우되고, 공정 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모듈 공법은 이런 작업의 상당 부분을 기상 조건의 영향이 적은 제작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현장 작업량과 전체 공사 기간을 줄이고, 표준화된 환경에서 품질·공정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삼성E&A의 설명이다.
삼성E&A는 이 LNG 모듈 패키지를 지난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Gastech) 2026’에서 처음 공개했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회사 측은 초기 개발 단계부터 EPC까지 전체 사업 기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패키지는 중소형 LNG 액화플랜트 사업에 최적화된 것으로, 구체적인 트레인(생산단위) 규모나 목표 발주처, 계약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요구가 맞물리면서 각국의 안정적인 LNG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뿐 아니라 중소형 LNG 액화플랜트에 대한 발주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E&A는 이번 모듈 패키지를 통해 기존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쌓아온 모듈 수행 역량을 LNG 액화플랜트 영역으로 처음 확장 적용하며 관련 EP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EPC 업계에서는 현장 인력 수급난과 기후 리스크,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유·석유화학·오일가스 플랜트 전반에서 모듈화 공법 적용을 확대해 온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해외 기술 라이선서의 공정기술과 EPC사의 자체 모듈 설계·시공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은, 독자적인 액화기술 라이선스가 없는 엔지니어링사가 LNG 액화플랜트 시장에 진입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로로 꼽힌다. 특히 중소형 LNG 액화플랜트는 대형 트레인 대비 표준화·모듈화가 용이해, 공기 단축과 원가 절감 효과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이런 배경에서 다수의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들이 이미 모듈형 LNG·가스처리 설비 공법을 선보이고 있어, 신규 진입 업체 입장에서는 공법의 완성도뿐 아니라 실제 수주 실적으로 이어지는 트랙레코드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발표는 EPC 기업들이 신기술·신공법을 국제 전시회에서 공개해 발주처에 조기 노출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업계 전반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모듈 패키지가 실제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지는 시점과 첫 레퍼런스 프로젝트의 규모는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트레인당 구체적인 생산능력이나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 규모 범위가 추가로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또한 Technip Energies, Chiyoda, JGC 등 기존에 LNG 액화플랜트 EPC 시장에서 활동해 온 글로벌 엔지니어링사들이 유사한 모듈형 공법으로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모듈 제작소 확보, 대형 모듈의 해상·육상 운송 역량 등 실행 단계의 세부 준비 상황이 향후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